미국사내변호사는 2011년 현재 실무에 종사하는 110만명이 넘은 변호사의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가 되었다. 국내의 경우에도 1만명이 넘은 변호사중에서 700명 정도가 사내변호사로 추산되고 있어 사내변호사의 수는 미국의 경우와 비율적으로 비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1년 4월 상법개정으로 인하여 준법지원인 제도가 상법에 도입되고, 준법지원인의 자격으로 변호사가 포함되면서, 내부통제담당자로서의 변호사의 역할이 법적으로 명문화되는 제도적인 진보를 이루었다.

이 시점에 미국에서의 사내변호사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우리 제도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올바른 사내변호사의 진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시의적절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여 압축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사내변호사의 역사를 네 개의 시기로 구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시기는 19세기 말에서 1930년대, 두 번째 시기는 1940년대에서 1970년대, 세 번째 시기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 그리고 마지막 시기는 1990년대 중반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시기이다. 각 시대별로 사내변호사의 위상과 그와 같은 위상을 가지게 된 이유를 본다.

Ⅱ. 미국사내변호사제도의 전개

1. 19세기 말에서 1930년대

미국 사내변호사는 철도회사에서 사내변호사를 고용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최고의 벤처사업은 철도부설사업이었다. 미국 대륙의 동서를 연결하는 철도사업을 수행하면서, 대형철도회사들은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모으기 위해 철도채권을 발행하였다. 문제는 복수의 채권자들이 채권만기에 자신들의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채권을 매입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신탁증서(trust deed)를 활용하였으며, 이를 담당하는 신탁관리인의 역할은 변호사들의 몫이었다. 그 이후에 사내변호사들은 점점 철도회사의 재정, 합병, 인수에도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변호사들은 철도회사의 법무 관련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와 관련된 업무도 수행하였다.

19세기 말에서 1930년대에 사내변호사는 월가의 변호사들(wall street lawyers)과 같은 최상위 그룹 변호사의 일원이었다. 이 시기는 대기업들 CEO중에 5%만이 변호사인 현재와 달리 대기업 CEO의 75%가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던 시기였다는 점도 사내변호사들의 지위가 높았던 이유의 하나이다. (James W. Hurst, The growth of American law: The Law Makers, Little Brown and Company (1950))

2. 1940년대에서 1970년대

(1) 사내변호사 지위의 하락


1940년부터 사내변호사의 위상과 지위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사내변호사는 회사의 경영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사람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외부로펌들은 파트너가 되지 못하는 로펌의 변호사를 로비를 통해서 회사내에 배치하여 외부로펌의 연락망 및 기업법무를 자신들의 로펌으로 제공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하였다. 외부변호사들은 사내변호사들을 무시하였으며, 심지어 외부변호사들은 사내변호사들은 가정주부 역할을 하는 변호사(kept woman)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다양한 거래에서 사내변호사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부로펌의 변호사의 의견만 인정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25%이상의 대기업들에는 법무팀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내변호사의 역할은 회사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일을 하거나, 로펌과 자신이 일하는 경영자들의 연락을 취하게 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쳤다.

(2) 사내변호사 지위 하락의 이유


사내변호사 지위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대형 로펌들의 등장에서 찾을 수 있다. 1900년대 초까지도 미국 로펌들은 소규모 파트너쉽으로 개인 사무실도 많았고, 많아도 3-4명의 합동법률사무소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 상황에서는 사내변호사나 로펌이나 전문성 및 업무처리역량 면에서 크게 구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로펌의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황기를 맞은 미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하였다. 미국 로펌들의 급격한 성장에는 소위 “크라바스 시스템(Cravath system)”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크라바스 시스템이란 로펌 최초로 구성원변호사(partner)와 소속변호사(associate)로 구별하여 소속변호사에서 구성원변호사로 승진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구성원 변호사로 승진하지 못하는 변호사에게는 로펌을 떠나도록 함으로써 소속변호사들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크라바스 시스템을 “승진하거나, 떠나거나 시스템(up or out system)”이라고도 한다.
대형로펌들은 규모의 성장과 아울러 전문성 및 업무처리역량에서 더 이상 사내변호사의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다. 대형로펌들은 전문성과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내변호사들을 단순한 연결통로 정도의 지위에 있게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기업내부에서 변호사의 지위가 하락한 점도 원인이 된다. MBA 출신들이 기업경영의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면서 변호사는 후방지원부서 정도의 지위로 자리매김하면서, 외부로펌이 기업법무의 중추가 되었다. (John Dzienkowski, “EVOLVING ISSUES FOR CORPORATE LAWYERS AND IN-HOUSE COUNSEL”, University of Texas School of Law (2003))